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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윤의 art TALK(10)] 바젤, 바이엘러 파운데이션 특별전 ‘프랜시스 베이컨과 알베르토 자코메티’ 20세기 두 천재 작가의 50년 만의 만남
아트바젤 기간에 바이엘러 파운데이션이 아주 야심 차게 기획한 전시를 소개한다. 알베르토 자코메티(1901~1966, 스위스)와 프랜시스 베이컨(1909~1992, 아일랜드)의 전시다. 자코메티와 프랜시스는 한때 친구이자 경쟁자였던, 20세기 현대미술 역사상 가장 뛰어난 두 주인공이다.

ALBERTO GIACOMETTI AND FRANCIS BACON, 1965 Gelatin silver print, © Graham Keen
스위스 바젤은 정말 매력적인 곳이다. 스위스의 작은 도시인 바젤이 왜 전 세계 최고의 컬렉터들이 모두 모이는 최고 미술시장의 현장이 되었는지 의아하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바젤이라는 도시는 매우 중요한 학자들과 새로운 사고들을 배출한 장소이기도 하다.
철학자 프레드리히 니체도 죽기 전까지 바젤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카를 융도 같은 대학에서 새로운 심리학 이론을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이처럼 인문학의 단단한 가르침을 바탕으로 아주 작은 이 도시는 세계적인 마이스 산업 중 하나인 다양한 페어로 유명한 장소로 자리 잡았다. 그중에 하나가 세계적인 최고의 아트페어로 자리하는 아트바젤이 있으며, 그 외에도 시계 및 보석 페어 등이 연이어 이 작은 도시를 분주히 만든다.
바젤뿐 아니라 스위스는 아주 좋은 개인 컬렉터가 많기로 소문난 곳이다. 특히 바젤 아트페어는 로슈(Roche)라는 제약회사의 도움으로 1970년에 시작하여 지금은 최고의 아트페어 브랜드로 자리를 굳혔다.
다른 시간과 장소의 작품

FRANCIS BACON, THREE STUDIES FOR PORTRAITS (INCLUDING SELFPORTRAIT), 1969 Oil on canvas, Tryptichon 35.5×30.5㎝, Private Collection © The Estate of Francis Bacon. All rights reserved / 2018, ProLitteris, Zurich Photo: Prudence Cuming Associates Ltd.
이 작은 도시엔 보석 같은 미술관이 매우 많다. 바젤 쿤스탈레 갤러리, 샤울라거 뮤지엄, 팅글리 뮤지엄, 폴 클레 미술관 등이 그것이다. 그중 최고의 미술관 중 하나는 바이엘러 파운데이션이다. 이곳은 에른스트 바이엘러(Ernst Beyeler)라는 갤러리스트가 만든 아주 멋진 미술관이다. 흔히들 미술 화상이 어떻게 미술관을 만들었냐고 말하기도 하지만, 베니스에 가면 볼 수 있는 초현실주의 화상이었으며 컬렉터였던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과 더불어 20세기 최고 개인 컬렉션 중 하나이자 높은 수준의 컬렉션으로 알려진 중요한 미술관이기도 하다. 즉, 에른스트와 페기는 그들의 삶을 작가들과 함께하고 작가들을 키워온 아주 존경받는 갤러리스트였고, 이제는 비영리 재단으로 만들어 그들의 모든 작품을 세상과 공유하고 있다.
에른스트 바이엘러는 두 작가를 자주 만났고 그들의 친절한 태도와 개인적인 매력을 언급했다. 게다가 그는 그들의 작품을 널리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하기도 했다. 그는 취리히에서 자코메티 재단을 설립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며 스위스의 자코메티 갤러리에서 두 차례 단독 전시회를 개최해 작품 약 350점을 판매했다. 또 바이엘러는 베이컨을 위해 두 번의 단독 전시회를 열었고 삼단화를 포함하여 그의 후기작 50편이 그의 손을 거쳐 판매되었다. 베이컨과 자코메티는 바이엘러 갤러리에서 각각 8회, 38회 그룹 전시에 참여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 바젤 기간에 바이엘러 파운데이션이 아주 야심 차게 기획한 최고의 전시가 알베르토 자코메티(1901~1966, 스위스)와 프랜시스 베이컨(1909~1992, 아일랜드)의 전시다. 20세기 최고의 두 작가를 이렇게 함께 전시하기는 매우 힘든 일이다.
자코메티와 프랜시스는 한때 친구이자 경쟁자였으며, 20세기 현대미술 역사상 가장 뛰어난 두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 두 작가는 1960년 자코메티가 테이트 미술관에서 전시를 준비할 즈음에 만났는데, 그 후 이렇게 전시장에서 다시 작품으로 조우하는 것은 약 50년 만이다. 그들은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작품 활동을 했지만, 서로에게 많은 영감과 영향을 주었으며, 비슷한 시대를 살아가면서 겪는 예술에 대한 고뇌와 많은 유사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이번 전시의 주제이기도 하다. 가끔 그들의 메이저 작품을 한두 개만이라도 보는 것이 매우 주목받는 일인데, 그들의 주요 작품, 특히 프랜시스 베이컨의 주요 트립틱(tryptich)을 포함하여 100여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라는 점은 그 규모에서부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베이컨과 자코메티 작품에서 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인간 형상에 대한 지점이다. 두 작가의 공통점은 ‘전통’과 옛 거장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모사와 변형 작업을 수없이 했다는 점이다. 자코메티는 거의 한평생 두상만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집요하게 실제 형상에 대한 연구에 몰입했고, 베이컨도 다양한 초상화에 집중하며 연구했다. 그들이 활동한 시기는 조금 다르지만, 사용한 케이지(cage)와 같은 구조는 인물을 공간에서 고립시켜서 새롭게 형상을 바라보려는 의지들로 보인다. 이 전시는 계속해서 두 작가의 작품 제작 연도를 비교해가면서 볼 수 있도록 디스플레이되어 있는데, 두 사람의 미술에 대한 고민과 집념이 놀랄 정도로 유사하게 표현돼 경이롭다. 특히 그들이 가장 고민한 중요한 주제인, 새로운 상징적 ‘추상’을 다양하게 시도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즉, 현대미술의 역사에서 중심이 되었던 형상화와 추상화에 대한 지속적인 의문과 실험을 통해, 어떻게 보면 20세기를 관통하는 새로운 미술의 언어를 구축했다고나 할까.

FRANCIS BACON, STUDY FOR PORTRAIT VII, 1953 Oil on canvas, 152.3×117㎝, Gift of Mr. and Mrs. William A.M., Burden. Acc. N.: 254.1956. © 2017. Digital image, The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Scala, Florence. © The Estate of Francis Bacon. All rights reserved

FRANCIS BACON’S 7 REECE MEWS STUDIO, LONDON, 1998 Photographed by Perry Ogden, © The Estate of Francis Bacon. All rights reserved / 2018, ProLitteris, Zurich, Photo: Perry Ogden/DACS/Artimage

Alberto Giacomettim Boule suspendue, 1930, Plaster and metal, 61×36×33,5㎝, Kunstmuseum Basel, Depositum of the Foundation Alberto Giacometti, © Succession Alberto Giacometti / 2018, ProLitteris, Zurich, Photo: © Kunsthaus Zurich

FRANCIS BACON, PORTRAIT OF ISABEL RAWSTHORNE STANDING IN A STREET IN SOHO, 1967, Oil on canvas, 198×147㎝, Staatliche Museen zu Berlin, Nationalgalerie. 1967 acquired by the estate of Berlin, © The Estate of Francis Bacon. All rights reserved / 2018, ProL

ALBERTO GIACOMETTI, TÊTE D’ISABEL, 1937~1939, Plaster and pencil, 21.6×16×17.4㎝, Fondation Giacometti, Paris, © Succession Alberto Giacometti / 2018, ProLitteris, Zurich
마치 대화하듯 설치돼 있어
전시장 내부
전시장의 디스플레이는 두 작가의 작품이 서로 마주하며, 마치 대화하듯 설치되어 있다. 특히 그동안 흔히 볼 수 없었던 베이컨의 삼단화 시리즈 작품들에서 그가 해석하는 불안, 고통 등의 심리가 내재된 아주 왜곡된 형상을 한 인간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작품이 누리는, 당대 최고의 페인터로써 역량을 발휘하듯, 작품들은 ‘잘 그려진’ 것이기도 했다.
그의 작품에 나타난 다양한 색채감이나 언제나 캔버스를 뒤집어서 사용해서 얻어낸 아주 부드러운 마감처리 방법, 작품의 보전을 위해 언제나 유리를 해서 작품을 마무리했던 그의 성격 덕분에 모두 최고의 보전 상태를 보여준다. 베이컨은 언제나 여러 종류의 캔버스 사이즈로 작업해 모작 문제가 없는 작가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에 그의 작품 중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자화상(Self-portrait, 1987)]이 공공전시에 처음 소개되기도 했다.
전시에서 계속적으로 함께 생각하게 하는 것은, 두 작가의 작업에서 보이는 집중과 열정의 상호작용이다. 자코메티는 그의 석고 흉상에 칼로 깊은 흉터를 남겼다. 그 상처는 어떤 상대에 대한 공격성을 보여주지만 결국 작가 자신에게 겨누는 상처이기도 하다. 또 베이컨의 그림에서도 뒤틀어지고 왜곡된 몸과 얼굴들이 비슷한 시선으로 드러난다. 결국 두 작가의 작품에서 보이는 미학적 범주는 놀라울 정도로 전복적이다. 베이컨과 자코메티가 결과적으로 밝히려는 것은 인간 존재의 이면이 아닐까.
전시를 마무리하면서, 관객들의 마음을 잡은 공간은 두 작가의 작고 흐트러진 스튜디오에 대한 경험이었다. 자코메티의 23㎡(7평)짜리 스튜디오도 유명하지만, 베이컨의 스튜디오는 그 자체가 작품 같은 공간이다. 상하좌우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오일로 범벅된 이 공간에 베이컨은 사람들을 들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사후엔 런던의 소호에 콜로니라는 멤버십 클럽으로 운영되어 많은 작가, 비평가, 큐레이터가 아지트로 삼기도 했다.
출처: 포브스 코리아 2018. 07. 31
